도쿄 1991, 나의 이름을 불러줘 니혼고 프렌즈 홈

1화

계란말이 한 줄

2026-06-20 · 읽는 시간 약 12분

1화, 계란말이 한 줄

도쿄 1991, 나의 이름을 불러줘 | 시즌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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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리의 아침은 알람보다 조금 먼저 시작됐다.

6시 27분.
벽시계 분침이 세 번 더 움직이면, 낡은 알람시계가 작은 비명을 지를 것이다. 아카리는 그 소리를 듣기 전에 손을 뻗어 버튼을 눌렀다. 하루를 깨우는 소리도, 가능하면 남에게 들키고 싶지 않았다.

코토구의 작은 아파트는 아직 푸른빛이었다. 부엌 창문 너머로 전철 소리가 멀어지고 있었다.

도쿄는 밤새 자지 않은 사람들과, 너무 일찍 일어난 사람들을 같은 객차에 태워 날랐다.

아카리는 밥솥 뚜껑을 열었다. 김이 올라왔다.
달걀 두 개를 깨고, 젓가락으로 풀었다. 설탕을 조금. 소금을 조금. 너무 달면 아이 같고, 너무 싱거우면 미안했다.

프라이팬 위에서 달걀이 얇게 익었다.
한 번 접고, 또 한 번 접고, 마지막으로 모양을 잡았다.
켄타 도시락에는 반드시 계란말이 한 줄이 들어갔다. 그건 약속도 아니고 규칙도 아니었다. 그냥, 빠지면 안 되는 것이었다.

아카리에게는 그런 것들이 몇 개 있었다. 출근 가방 안의 사원증. 책상 위 수직으로 놓인 펜. 펜던트 없는 은목걸이. 그리고 켄타 도시락의 계란말이.

그것들이 제자리에 있으면, 오늘도 어떻게든 자기 자신으로 살 수 있을 것 같았다.

"밥 됐어."

방문 너머로 낮은 대답이 왔다.

"응."

켄타는 늘 짧게 대답했다. 열다섯 살 남자아이의 말투는 하루에도 몇 번씩 다른 사람처럼 바뀌었다.

친구 앞에서는 거칠고, 어른 앞에서는 예의 바르고, 엄마 앞에서는 단어가 되었다.

잠시 뒤 켄타가 교복 차림으로 나왔다. 네이비 블레이저, 줄무늬 넥타이, 조금 헝클어진 머리. 손에는 검정 워크맨이 들려 있었다. 아카리는 머리를 빗으라고 말하려다 그만두었다. 말하지 않아도 되는 말은, 될 수 있으면 하지 않았다.

"도시락."

아카리가 식탁 끝에 놓자 켄타가 가방에 넣었다.
그는 도시락 뚜껑이 제대로 닫혔는지 한 번 더 눌렀다. 아주 가벼운 손길이었다. 하지만 아카리는 보았다.

"오늘 알바?"

"아니. 내일."

"늦지 말고 와."

"응."

그게 전부였다.

현관에서 켄타는 신발 끈을 묶고 일어섰다. 손잡이를 잡기 전, 아주 잠깐 뒤를 돌아보았다. 매일 보는 얼굴인데, 매일 확인하는 얼굴이었다.

"行ってきます。(다녀오겠습니다.)"

아카리는 앞치마로 손에 묻은 물기를 닦으며 대답했다.

"いってらっしゃい。(잘 다녀오렴.)"

사랑한다는 말은 하지 않았다.
두 사람은 그런 말을 배우지 못했다. 대신 켄타는 매일 아침 인사를 빼먹지 않았고, 아카리는 매일 계란말이를 말았다. 어떤 집에서는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사랑이었다. 충분하지 않아도, 충분하다고 믿어야 하는 날들이 있었다.

켄타가 나간 뒤 아카리는 한동안 현관 쪽을 보았다. 문은 닫혀 있었다. 신발장 위에는 어젯밤 편의점에서 사 온 영수증 하나가 구겨져 있었다. 그녀는 그것을 집어 쓰레기통에 넣고, 문득 왼손 약지를 만졌다.

아무것도 없는 자리였다.

아카리는 손을 내렸다.
오늘도 회사에 가야 했다.

니시오기쿠보의 아침은 코토구보다 조금 늦게 밝았다.

타카하시 류지는 거울 앞에서 넥타이를 매고 있었다. 짙은 회색 양복. 가는 금속테 안경. 왼손 약지에는 오래된 결혼반지가 있었다. 그는 매듭을 한 번 풀었다가 다시 맸다. 제대로 매였는데도 그랬다. 제대로 된 것을 다시 확인하는 버릇은, 오래된 회사원에게 남는 작은 흉터 같은 것이었다.

"아빠, 오늘 비 온대."

부엌에서 유이가 말했다.
밝은 갈색 단발머리가 어깨 위에서 가볍게 흔들렸다. 그녀는 토스트를 접시에 올리고, 아무렇지 않은 얼굴로 아버지 양복 가슴 주머니에 작은 쪽지를 넣었다.

'오늘 비 와요. 우산.'

타카하시는 그것을 보지 못한 척했다.
유이도 들키지 않은 척했다.
그 집의 다정함은 대체로 그런 식이었다. 서로를 너무 오래 알아서, 모른 척까지 배워버린 사이.

"학교는?"

"응. 세미나 있어. 그리고 알바."

"무리하지 마라."

"아빠도."

유이는 웃었다. 아버지 앞에서만 반 톤 높아지는 목소리였다. 타카하시는 그 웃음을 볼 때마다, 아이가 아직 아이인 것 같아 안심했고, 아이가 이제 더 이상 아이가 아닌 것 같아 조금 두려웠다.

그는 묻지 않았다.
무슨 세미나인지.
무슨 과제인지.
요즘 왜 키치죠지 카페에 오래 앉아 있는지.

유이도 말하지 않았다.
자신이 취재하고 있는 회사의 이름을.
그 회사가 아버지의 오래된 침묵과 닿아 있다는 사실을, 그녀는 아직 몰랐다.

출근길 전철 안에서 타카하시는 가슴 주머니에 손을 넣었다가 쪽지를 발견했다.

'오늘 비 와요. 우산.'

그는 아주 작게 웃고, 아무도 보지 않게 그것을 접었다. 지갑 안쪽에는 비슷한 쪽지들이 몇 장 더 들어 있었다. 버리지 못한 채 남겨진 그것들은 그저 종이쪽지가 아니었다. 그날의 목소리였다.

마루산 상사 니혼바시 사무실은 8시 42분부터 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복사기가 예열되는 소리.
팩스가 종이를 토해내는 소리.
누군가 커피를 따르며 웃는 소리.
그리고 웃음이 멈춘 뒤에야 들리는, 더 작은 소리들.

아카리는 자기 책상에 앉아 펜 세 자루를 수직으로 맞췄다. 파란색, 검은색, 빨간색. 순서가 틀리면 하루가 조금 삐뚤어질 것 같았다.

"나카무라 주임님, 좋은 아침입니다."

미사키가 밝게 인사했다.
아카리는 고개를 들었다.

"좋은 아침입니다."

그뿐이었다.
한때는 같이 택시를 타고, 주말에 쇼핑도 갔던 사이였다. 아카리는 그때 처음으로 직장에도 친구가 생길 수 있다고 생각했었다. 사람은 가끔, 너무 늦게 순진해진다.

책상 위 일정표에는 오후 회의가 적혀 있었다.

동양출판 창립 30주년 자료 데이터베이스화 정례회의.

오후 2시. 타카하시 부장.

아카리는 '高橋(타카하시)'라는 이름 앞에서 잠깐 손을 멈췄다.
타사 담당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사람. 그런데 이상하게, 그 사람 앞에서는 설명하지 않아도 되는 것들이 있었다.

그는 묻지 않았다.
아카리는 그래서 그를 신뢰했다.

같은 시각, 진보초의 동양출판에서도 오래된 형광등이 켜졌다.

타카하시는 창립 30주년 자료 상자 앞에 서 있었다. 누렇게 바랜 봉투, 오래된 회의록, 손때 묻은 원고 뭉치. 회사의 역사는 대체로 먼지 냄새가 났다. 성공한 사람들은 기념책자에 이름이 남고, 밀려난 사람들은 서류철 사이에 접힌 흔적으로 남았다.

"타카하시 부장."

뒤에서 와타나베 이사의 목소리가 들렸다.

"오늘 마루산 회의, 차질 없게 해주게. 30주년 사업은 회사 얼굴이니까."

타카하시는 천천히 돌아섰다.

"承知しております。(잘 알고 있습니다.)"

정중하고, 짧았다.
와타나베는 더 말하지 않았다. 말하지 않아도 되는 말이 두 사람 사이에는 너무 많았다.

와타나베가 지나간 뒤, 타카하시는 손목시계를 보았다. 9시 3분.
그는 0.5초쯤 멈췄다가 만년필 뚜껑을 닫았다. 두 번 눌러서.

상자 하나에 1971이라는 숫자가 적혀 있었다.
아직 아무도 열지 않은 상자였다.

점심시간, 켄타는 학교 옥상으로 가는 계단 아래에서 도시락을 열었다.

친구들이 매점 빵을 들고 떠들어댔다. 누군가는 B'z 신곡 얘기를 했고, 누군가는 어젯밤 드라마 얘기를 했다. 켄타는 대충 웃었다. 웃는 건 어렵지 않았다. 진짜로 끼어드는 게 어려웠다.

도시락 안에는 흰밥과 작은 반찬들, 그리고 계란말이 한 줄이 있었다.

"또 계란말이냐?"

친구가 말했다.

"うまいからいいじゃん。(맛있으니까 됐잖아.)"

켄타는 아무렇지 않게 대답했다. 그리고 계란말이를 가장 마지막까지 남겨두었다.

좋아해서가 아니었다.
마지막까지 남겨두면, 엄마가 오늘도 괜찮다는 증거가 조금 더 오래 남는 것 같아서였다.

그날 오후, 아카리는 진보초로 향했고 타카하시는 회의실 문 앞에 섰다.
유이는 대학 세미나실에서 세이와미디어그룹 자료를 펼쳤고, 켄타는 빈 도시락 뚜껑을 닫았다.

도쿄는 넓었다.
그래도 어떤 사람들은, 결국 같은 오후로 흘러들어가게 되어 있었다.


📚 오늘의 한 문장 — 일본어 학습 박스

1. 行ってきます。 [いってきます]
다녀오겠습니다.
집을 나설 때 하는 인사. 켄타가 매일 아카리에게 하는 이 짧은 말이, 두 사람 사이에 이름을 대신하는 다정함으로 자리 잡습니다.

2. いってらっしゃい。 [いってらっしゃい]
잘 다녀오렴.
"行ってきます"에 대한 응답. 배웅하는 사람이 상대를 다시 맞을 것을 약속하는 말입니다.

3. 承知しております。 [しょうちしております]
잘 알고 있습니다.
타카하시가 상사 앞에서 쓰는 격식 표현. 감정을 지운 채 예의만 남기는, 오래된 직장인의 언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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