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화
수요일에 도착한 봉투
1화, 수요일에 도착한 봉투
도쿄 1991, 나의 이름을 불러줘 | 시즌 3

수요일 아침, 동양출판 8층 접수대에 도착한 봉투는 생각보다 두꺼웠다.
세이와미디어그룹 홍보부 직인이 찍힌 갈색 봉투. 그 아래에는 검은색 볼펜으로 또박또박 적힌 글씨가 있었다.
「동양출판 자료관리위원회 귀중」
총무부 직원이 봉투를 들고 회의실 문 앞에서 머뭇거렸다. 와타나베가 먼저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는 예전 같으면 누군가에게 “타카하시 부장에게 가져다 드리세요”라고 말했을 것이다. 하지만 오늘은 아니었다.
직접 받아야 할 봉투라는 걸 알고 있었다.
와타나베는 봉투를 두 손으로 받아 들고 회의실로 들어갔다. 안에는 타카하시가 먼저 와 있었다. 창가 쪽 의자에 앉아 있던 그는 서류가 아니라 창밖을 보고 있었다.
아직 아침이었지만, 사무실 창문 아래 도로에는 이미 택시와 납품 트럭이 빽빽했다.
와타나베가 봉투를 테이블 위에 놓았다.
“세이와에서 왔습니다.”
타카하시는 곧바로 손을 대지 않았다. 잠시 봉투를 바라보다가 말했다.
“혼자 보실 생각은 아니셨겠지요.”
와타나베는 작게 숨을 들이켰다.
“開けてもいいですか。” (열어봐도 되겠습니까.)
타카하시가 고개를 끄덕였다.
“ええ。一緒に見ましょう。” (네. 같이 보시죠.)
봉투를 여는 소리가 유난히 크게 들렸다. 안에는 공식 회신서, 사본 목록, 일부 복사 자료, 그리고 별첨 목록이 들어 있었다. 와타나베는 첫 장을 넘기다가 손가락을 멈췄다.
타카하시는 그의 손끝이 멈춘 곳을 보았다.
별첨 3. 인재 접촉 및 권리 조정 관련 메모
법무 검토 후 별송 예정
그 문장은 정중했다. 너무 정중해서 오히려 무례했다.
와타나베가 낮게 말했다.
“足りないものがあります。” (빠진 것이 있습니다.)
타카하시는 웃지 않았다.
“빠진 게 아니라, 뺀 거겠지요.”
와타나베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그가 두려워한 것은 바로 그 별첨이었다. 세이와가 동양출판의 미래사업안을 어떻게 가져갔는지, 그 대가로 어떤 판권과 유통권, 학교도서관 납품망을 조정했는지. 그리고 그 과정에서 타카하시의 이름이 어떻게 사라졌는지.
하지만 그것만이 아니었다.
와타나베는 목록 끝에 적힌 작은 장소 표기를 보았다.
「칸다. Y.」스낵 “雪”
마마의 가게였다.
와타나베의 얼굴이 굳었다. 타카하시는 그 표정을 놓치지 않았다.
“마마가 관련돼 있습니까?”
“관련됐다고 말하기 어렵습니다. 다만... 당시 제가 쿠로다 씨를 만난 장소 중 하나가 그곳이었습니다.”
“그 사실을 증명할 수 있는 사람이기도 하군요.”
와타나베는 고개를 숙였다.
“동시에, 그 이름이 밖으로 나가면 곤란해질 사람입니다. 밤에 일하는 여자가 오래전 접대 자리에 있었다는 이유만으로도 구설수에 오르기 충분하니까요.”
타카하시는 잠시 눈을 감았다.
“그러니까 이번에는 더더욱 조심해야겠군요. 누군가를 지키겠다는 말로 또 누군가의 이름을 숨기지 않도록.”
와타나베는 그 말을 정면으로 받아들여야 했다.
그는 회신서 마지막 장을 넘겼다. 세이와 측 담당자는 오오츠카. 참조에는 쿠로다의 이름이 있었다. 혼마의 이름은 없었다. 개발부 자료가 포함되어 있는데도 없었다.
타카하시가 그 부분을 보며 말했다.
“이름을 넣을 사람과 뺄 사람을 아직도 고르고 있군요.”
와타나베는 봉투 안의 종이들을 다시 가지런히 맞췄다.
“여기서 멈추면 안 됩니다.”
그러고는 처음으로 타카하시를 똑바로 보았다.
“ここで止めません。” (여기서 멈추지 않겠습니다.)
타카하시는 대답 대신 회신서 위에 손을 올렸다.
“그럼 공식으로 요청합시다. 누락 별첨 열람. 세이와 방문. 회의록 기재.”
“제가 가겠습니다.”
“혼자 가지 마십시오.”
와타나베의 입술이 아주 조금 떨렸다.
그 한마디가 질책인지, 배려인지, 아직은 알 수 없었다.
유이는 그날 오전, 아카사카의 세이와미디어그룹 본관 로비에 서 있었다.
처음 왔을 때처럼 길을 헤매지는 않았다. 유리문 옆 경비원은 그녀의 이름을 이미 알고 있었고, 오오츠카는 엘리베이터 앞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타카하시 씨, 오늘은 자료실보다 개발부 쪽 시간이 조금 길어질 겁니다.”
“혼마 씨 인터뷰요?”
“네. 지난번에 못 끝낸 CD-ROM 쪽 이야기를 이어서요. 쇼룸은 이제 익숙하시죠?”
오오츠카는 웃으며 출입증을 내밀었다. 유이는 그것을 받아 목에 걸었다. 플라스틱 케이스가 코트 단추에 부딪히며 작게 딸깍 소리를 냈다.
그 소리가 이상하게도 취업 면접장의 명찰 소리처럼 들렸다.
개발부 시연실은 쇼룸보다 조용했다. 유리벽 안쪽에 모니터와 키보드, 레이저디스크 플레이어, 아직 제품명이 붙지 않은 시연용 장비들이 놓여 있었다. 컴퓨터 화면에는 푸른색 메뉴 화면이 떠 있었다.
혼마는 이미 안에 있었다.
그는 유이를 보자마자 의자를 하나 더 빼놓았다. 지난번보다 자연스러웠다. 처음 보는 사람에게 하는 친절이 아니라, 이미 몇 번 마주친 사람에게만 가능한 세심함이었다.
테이블 위에는 캔커피가 아니라 따뜻한 홍차가 놓여 있었다.
“지난번엔 커피를 거의 안 드시더군요.”
유이는 살짝 놀랐다.
“그걸 기억하세요?”
혼마는 웃었다.
“취재받는 사람도 취재하는 사람에게 신경을 쓰니까요.”
그 말은 가벼웠지만, 유이는 어딘가에서 마음이 살짝 기울어지는 것을 느꼈다. 아버지의 딸도, 졸업을 앞둔 학생도, 원고 검열을 당한 사람도 아닌, 그냥 ‘취재하는 사람’으로 보아주는 시선.
혼마가 시연용 디스크를 기계에 넣으며 말했다.
“前に話した続きからでいいですか。” (지난번 이야기 이어서 해도 될까요.)
“네. 오늘은 녹음해도 괜찮을까요?”
“공개 가능한 부분은 괜찮습니다. 다만 아직 개발 중인 화면은 메모만 해주세요.”
그는 선을 긋고 있었다. 하지만 그 선이 유이를 밀어내기 위한 것인지, 지켜주기 위한 것인지는 알 수 없었다.
화면에 어린이용 백과사전의 시연 페이지가 떠올랐다. 그림을 누르면 설명이 나오고, 작가 이름을 누르면 관련 도서 목록이 펼쳐졌다. 유이는 노트에 빠르게 적었다.
“책이 화면으로 들어오면, 이름도 같이 옮겨지나요?”
혼마는 키보드에서 손을 멈췄다.
“옮기려고는 합니다.”
“빠지기도 하나요?”
“자주 빠집니다. 책에서는 작게라도 남아 있던 이름이, 데이터가 되면 항목 하나로 정리되니까요. 칸이 없으면 안 들어갑니다.”
유이는 펜을 멈췄다.
그 말은 타카하시의 이야기이기도 했고, 아직 이름을 붙이지 못한 자신의 이야기이기도 했다.
혼마가 그녀를 보았다.
“타카하시 씨 원고도 그런 쪽이죠?”
“그렇게 보이세요?”
“누가 나쁜 사람인지 밝히는 글이라기보다, 어떤 과정에서 이름이 빠지는지 보는 글.”
유이는 대답하지 못했다.
혼마는 잠시 망설이다가 덧붙였다.
“당신 글은 도망치지 않는 점이 좋아요.”
시연실 문밖에서 오오츠카가 복사 자료를 들고 기다리고 있었다. 그는 두 사람의 분위기를 보고도 아무 말 하지 않았다. 다만 유이에게 자료 봉투를 건네며 평소보다 조금 사무적인 목소리로 말했다.
“오늘 드리는 건 공개 자료입니다. 개인적으로 받은 말과 섞지 않는 게 좋아요.”
유이는 그 말이 자신을 위한 충고인지, 회사의 방어인지 알 수 없었다.
그들이 로비 쪽으로 나왔을 때, 복도 끝에서 쿠로다가 걸어오고 있었다. 그는 유이를 향해 예의 바르게 고개를 숙였다.
“타카하시 양. 취재가 계속되고 있군요.”
“네. 오오츠카 씨와 혼마 씨가 도와주셔서요.”
쿠로다는 아주 짧게 혼마를 보았다.
“그렇습니까. 좋은 취재가 되길 바랍니다.”
유이는 인사를 하고 엘리베이터를 탔다.
문이 닫히기 직전, 그녀는 혼마가 쿠로다 앞에서 표정을 바꾸는 것을 보았다.
엘리베이터가 내려가기 시작하자, 오오츠카가 낮게 말했다.
“타카하시 씨.”
“네?”
“자료가 친절하다고 해서, 그 자료를 준 사람도 그럴 거라는 건 아닙니다.”
유이는 대답 대신 봉투를 더 꼭 안았다.
마루산 상사 IT추진실 지하 전산실은 여름에도 겨울에도 늘 같은 냄새가 났다. 종이, 먼지, 기계 열, 그리고 오래된 플라스틱 냄새.
아카리는 출력 목록을 한 장씩 넘기며 미사키에게 말했다.
“동양출판 건은 오늘부터 원본 대조 전까지 수정 금지. 입력본도 날짜 따로 남겨.”
미사키가 고개를 끄덕였다.
“세이와 회신이 왔다고 팩스 들어왔어요. 누락 자료가 있어서 재요청 예정이라고요.”
“그럼 더더욱 건드리면 안 돼. 기다리는 것도 작업이야. 단, 언제부터 기다렸는지 남겨야 해.”
미사키는 메모지에 적다가 고개를 들었다.
“주임님은 그런 거 정말 잘하시네요. 뭘 하지 않는 것도 일처럼 만드는 거.”
아카리는 피식 웃었다.
“하지 않는 게 제일 어려울 때가 있거든.”
그 말은 업무 이야기였지만, 전부 업무 이야기는 아니었다.
아카리는 오후에 동양출판에 넘겨야 할 플로피와 출력 목록을 봉투에 넣었다. 마루산 상사의 로고가 찍힌 회색 봉투였다. 그 위에 검은 펜으로 적었다.
처리자 - 나카무라 아카리
그 이름을 적을 때마다 그녀는 아주 잠깐 손을 멈추곤 했다.
이름을 적는 일은 책임을 지는 일이었다.
하지만 동시에 도망가지 않겠다는 표시이기도 했다.
오후 3시가 조금 넘어, 아카리는 진보초역 근처 횡단보도에서 타카하시를 만났다. 약속한 것은 아니었다. 동양출판 총무부에 봉투를 넘기고 돌아가려던 길, 타카하시가 문구점 앞에서 흰 봉투 묶음을 사고 있었다.
“나카무라 씨.”
“부장님.”
둘은 잠시 어색하게 웃었다. 각자 다른 회사의 서류봉투를 들고 서 있는 모습이 어쩐지 우스웠다.
타카하시가 먼저 말했다.
“오늘은 무거운 걸 들고 오셨군요.”
“종이는 가벼운데, 확인란이 무겁네요.”
타카하시가 희미하게 웃었다. 피곤한 얼굴이었다. 하지만 이전처럼 무너져 보이지는 않았다.
아카리는 묻고 싶었다. 세이와 봉투에 무엇이 들어 있었는지. 와타나베가 또 무엇을 숨겼는지. 타카하시가 오늘은 괜찮은지.
하지만 묻지 않았다.
타카하시도 아카리의 얼굴에서 뭔가를 읽은 듯했다.
“무슨 일 있으십니까?”
“아직은요.”
그 말이 이상해서 아카리는 스스로도 놀랐다. 아직은. 마치 일이 벌어질 것을 이미 알고 있는 사람처럼.
타카하시는 더 묻지 않았다.
대신 조용히 말했다.
“억지로 말하지 않아도 됩니다.”
아카리는 그 말을 듣고서야 자신이 얼마나 오래 그런 말을 기다렸는지 깨달았다.
“부장님도요.”
“저는 말하면 길어집니다.”
“들으면 되죠.”
두 사람 사이로 학생들이 자전거를 끌고 지나갔다. 서점 앞에는 취업 정보지가 쌓여 있었고, 문구점 라디오에서는 오후 뉴스가 흘러나왔다.
아카리가 천천히 말했다.
“들어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조금 편해져요.”
타카하시는 바로 대답하지 않았다.
그 침묵은 어색하지 않았다.
둘은 이제 서로의 침묵이 거절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유이는 저녁 무렵 구립도서관 앞 계단에서 켄타를 만났다.
켄타는 자료관리 직업 안내서와 오래된 과학 잡지를 품에 안고 있었다. 유이는 세이와에서 받은 봉투를 가방에 넣지 못하고 팔에 안은 채였다.
“또 취재 다녀오셨어요?”
켄타가 먼저 물었다.
“응. 세이와. 오늘은 개발부 쪽.”
켄타는 잠깐 시선을 내렸다가 다시 물었다.
“혼마 씨요?”
유이는 의외라는 듯 웃었다.
“이름 기억하네.”
“전에 말했잖아요.”
“그랬지.”
켄타는 더 묻지 않으려 했다. 하지만 말이 입 밖으로 조금 새어 나왔다.
“그 사람, 유이 누나한테 친절하네요.”
유이는 켄타를 보았다. 켄타는 곧바로 눈을 피했다.
“친절한 게 나쁜 건 아니잖아.”
“나쁘다는 건 아닌데요.”
“그럼?”
켄타는 대답하지 못했다.
그가 느끼는 것은 걱정 같기도 했고, 질투 같기도 했다. 하지만 질투라고 말하기엔 너무 부끄러웠고, 걱정이라고 말하기엔 너무 개인적이었다.
결국 켄타는 가장 안전한 말을 골랐다.
“조심하세요.”
유이는 잠시 웃지 않았다. 그리고 아주 부드럽게 대답했다.
“걱정해줘서 고마워.”
그 말이 켄타에게는 고마움보다 더 아프게 들렸다.
고마워.
그건 선을 넘지 않는 사람에게 해주는 말 같았다.
유이는 계단을 내려가다가 다시 돌아보았다.
“켄타.”
“네?”
“나도 아직 잘 모르겠어. 좋은 사람인지, 위험한 사람인지. 근데 모르는 걸 모른다고 적어두는 것도 취재니까.”
켄타는 고개를 끄덕였다.
유이는 손을 흔들고 역 쪽으로 걸어갔다. 켄타는 그녀의 뒷모습을 보다가 품에 안은 책을 고쳐 들었다.
그날 켄타는 처음으로 생각했다.
좋아한다는 말은, 어쩌면 너무 빠른 말일지도 모른다고.
그 시각, 와타나베는 칸다역 공중전화 부스 안에 서 있었다.
유리문 밖으로 퇴근길 사람들이 지나갔다. 동전 투입구에 백 엔짜리 하나를 넣고, 그는 오래 외운 번호를 눌렀다.
몇 번의 신호음 끝에 마마의 목소리가 들렸다.
“雪입니다.”
와타나베는 잠시 말을 못 했다.
“저입니다. 와타나베입니다.”
“목소리만 들어도 좋은 일은 아니네요.”
“세이와에서 회신이 왔습니다.”
“그래서요?”
“옛날 장소 목록에... 가게가 들어 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수화기 너머가 조용해졌다.
마마는 놀라지 않았다. 그런 침묵이었다. 이미 언젠가 올 줄 알았던 말을 오늘 들은 사람의 침묵.
와타나베가 서둘러 말했다.
“아직은 아무에게도 말씀하지 마십시오.”
마마가 낮게 웃었다.
“그 말, 나를 걱정해서 하는 거예요? 아니면 당신을 걱정해서 하는 거예요?”
와타나베는 대답하지 못했다.
마마가 다시 말했다.
“나도 오래 살았어요. 말하지 않는 법도 알고, 말해야 할 때도 알아요. 그러니까 이번엔 당신이 먼저 정해요. 누구 이름을 남기고 싶은지.”
통화가 끝났다.
와타나베는 수화기를 내려놓지 못하고 한참 그대로 서 있었다. 뒤에서 누군가 문을 두드렸다. 그는 고개를 숙이며 부스를 나왔다.
칸다역 플랫폼에서는 전철 도착을 알리는 멜로디가 짧게 울렸다.
아카리가 집에 돌아왔을 때, 켄타는 우편함 앞에 서 있었다.
“엄마, 이거.”
그가 내민 것은 조금 젖은 엽서였다. 오래된 주소가 지워지고 새 주소가 덧붙여져 있었다. 앞면에는 낯선 이름이 적혀 있었다.
사토 켄지
아카리는 그 이름을 보는 순간, 손끝이 차가워졌다.
켄타가 물었다.
“아는 사람이야?”
아카리는 바로 대답하지 못했다.
엽서 뒷면에는 짧은 문장이 적혀 있었다.
'오래전 일을 사과하고 싶습니다. 가능하다면 한 번 만나고 싶습니다.'
아카리는 엽서를 뒤집어 다시 앞면을 보았다. 사토 켄지. 그 이름은 종이 위에서는 너무 얌전했다. 아무 일도 망치지 않은 사람처럼, 누군가의 인생에서 도망친 적 없는 사람처럼.
켄타가 다시 물었다.
“엄마?”
아카리는 엽서를 가방 안쪽에 넣었다.
“옛날에 알던 사람이야.”
“만날 거야?”
아카리는 현관 불을 켰다. 형광등이 두 번 깜박이다가 켜졌다.
“아직 몰라.”
그날 아카리는 밥을 조금 태웠다. 켄타는 아무 말 하지 않았다. 그 침묵이 고마워서, 아카리는 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밤늦게 세이와미디어그룹의 한 사무실에도 불이 켜져 있었다.
쿠로다는 혼자 남아 캐비닛을 열었다. 안쪽 깊숙한 곳에 얇은 검은 파일이 있었다. 그는 파일을 꺼내 책상 위에 놓았다.
겉표지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다.
「1971 별첨」
그는 파일을 열지 않았다. 대신 노란색 포스트잇 한 장을 꺼내 이름을 적었다.
혼마
타카하시 유이 취재 계속
쿠로다는 펜 뚜껑을 닫았다.
유리창에는 아카사카의 밤 불빛이 비쳤다. 도시는 늘 그랬듯이 아무것도 모르는 얼굴로 반짝이고 있었다.
그 수요일, 도쿄에는 세 개의 봉투가 도착했다.
동양출판에는 빠진 이름이 들어 있는 봉투가.
유이에게는 친절과 경계가 함께 들어 있는 봉투가.
아카리에게는 너무 늦게 돌아온 이름이 적힌 엽서가.
그리고 누구도 아직, 그것을 다 열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다.
📚 오늘의 한 문장 — 일본어 학습 박스
1. 開けてもいいですか。
열어봐도 될까요? / 열어봐도 되겠습니까?
2. 一緒に見ましょう。
같이 봅시다.
3. 足りないものがあります。
빠진 것이 있습니다.
4. 前に話した続きからでいいですか。
지난번 이야기 이어서 해도 될까요?
5. 無理に話さなくていいですよ。
억지로 말하지 않아도 괜찮아요.
6. 心配してくれてありがとう。
걱정해줘서 고마워.
7. ここで止めません。
여기서 멈추지 않겠습니다.